교정장치를 더 오래하면 치아가 돌아가지 않아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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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닥터ㅡK 작성일15-05-01 10:03 조회4,112회 댓글0건본문
모처럼
병원에서 고성이 오갔습니다.
상황은 이렇습니다.
치아가 가지런하지 않아
교정치료를 위해 내원했는데,
공간이 많이 부족하지 않아
이를 뽑지 않고 교정치료를 했습니다.
당연히 치료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고
1년 반 정도 된 시점에서
교정이 완료되었으니
장치를 제거하고
유지관리 기간을 갖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아버지 말씀은
"첫째도 교정치료를 했는데,
빨리 끝내면 치아가 돌아간다고 해서
교정장치를 그대로 2년 정도 더 끼우고 있으면
돌아가지도 않고
치아도 자리를 잘 잡는다고 해서 그렇게 했습니다.
그랬더니 지금도 그대로 잘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러니 둘째(선이고운치과 환자)도
2년정도 더 교정장치를 부착하고 있으면 어떨까요?
다행히 우리 아이도 불편하지 않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이렇게 말씀하신 이유는
교정치료 후
행여 치아가 원래데로 돌아가버리면 어떡하나 하고
걱정을 했기 때문입니다.
예쁜 여대생의 치아가
오래도록 가지런했으면 하는
부모님의 사랑의 표현인 것 같습니다.
그 런 데
교정장치를 부착하고 있으면
치아는 자리를 잡지 못한답니다.
교정 장치를 부착하고 있는 치아는
힘이 가든 안가든,
치아를 움직이고 있든 움직이지 않든 상관없이
교정치료를 안하는 치아에 비해
정상적인 움직임이 큽니다.
아무리 추가적인 힘을 주지 않는다고 해도
교정장치에 의해
여러 치아가 서로 얽혀 있기 때문에
정상적인 움직임이 크게 나타납니다.
그 말은
치아 주위의 뼈가 자리를 잡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면 언제 이러한 움직임이 줄어들까요?
예상하셨겠지만,
교정장치를 제거한 후 줄어듭니다.
교정 장치를 제거해야
개개의 치아가 서로 얽혀있지 않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허용되면서
치아를 뼈에 고정하고 있는
치주인대가 재배열되면서
자리를 잡아간답니다.
이러한 사실을
환자분들이 알 수 없으니
막연히 장치를 오래 붙여 놓으면
치아가 자리를 잘 잡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
설명을 드렸는데
불안한 마음이 앞서는지
계속해서 교정장치를 부착하고 싶으시다고 합니다.
교정전문의로써
이러한 것은 말이 안되기에
재차, 삼차 설명을 드렸건만,
계속해서 그대로 하면 안되겠냐고 말씀을 하십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대기환자도 많아서
이러다간 끝이 안나겠구나 싶어
다음에 다시 설명드릴 요량으로
"그러면 그렇게 해드릴께요" 라고 말을 합니다.
물론 저도 사람인지라
답답함과 안타까움이 목소리에 묻어났다 봅니다.
그 순간
아버지가 돌변하시면서
"어떻게 무책임하게 그냥 가냐"고 하십니다.
아차 싶었습니다.
사실
그날은 장치를 떼는 날도 아니고
다음번에 뗀다고 설명을 드린 날이기에
변하는 것은 하나도 없는 상황이고,
대화가 길어지면서 환자가 밀려있어서
일단 대화를 종결한 생각으로
아버지가 원하시는 데로 해드리겠다고 말씀드렸건만,
갑자기 아버지가 돌변한 겁니다.
차라리 다음번에 다시 설명드릴께요라고 할 것을......
사람 마음을 언어로 전달하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아무래도
보호자 입장에서는
"아버지 말씀데로 해도 전혀 문제 없습니다" 라는
말씀을 듣고 싶으셨겠지만,
쓸데없이 교정장치를 오래 부착하는 것은
잇몸과 충치에도 전혀 좋지 않기에 그렇게 말씀드릴 수 없답니다.
뼈가 부러지면
깁스를 하는데 오래도록 잡아주면 좋을 것 같으니
이걸 2년 정도 더 하고 있으면 좋지 않을까요? 와 동일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굳이 환자를 괴롭힐 필요가 없기에,
그리고
우리 아이를 치료해도 당연히 그렇게 하는 것이기에
교정장치를 제거하고
유지장치를 하자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결국
설명을 더 드려서
오해가 풀리긴 했습니다......
선이고운치과에서는
환자가 치료를 끝내달라고 해서 끝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조금 더 조금 더 합시다 라는 말을 주로 합니다.
전문가의 시각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비록
말을 세련되게, 예쁘게 하지 못하고
대기 환자가 많아지면
시간에 쫒겨
차분히 설명드리지 못하는 일이 생깁니다만,
그렇다고 진료를 대충 대충 한는 것은 아닙니다.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님의 마음 잘 알고 있습니다.
오해하지 마시고
믿고 맏겨주시면
전문가의 시각에서 최선을 다해 치료하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 차분히 설명드리려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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